17. 12. 12.

LABYRINTH - [재 시작]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방에 던져졌다. 그렇게 표현 할 수밖에 없는 상태로, 나는 눈을 떴다.
갑작스러운 각성에 정신이 얼떨떨했지만, 곧 나는 이 상황이 굉장히 비정상적이며, 내 상태가 그리 온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무런 지침이 없었다.
무기질적인 백색으로 가득 찬 주변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초조감에 금방이라도 패닉을 일으킬 것 같았지만, 다행히도 주변에서 백색 외의 다른 색을 찾아 낼 수 있었다.
 
빨강, 노랑, 초록. 삼색으로 이루어진 문이 있었다. 다른 곳을 둘러보았지만, 오직 이 문들만이 이곳의 유일한 출입구 인 듯 싶었다. 다만, 문이 세 개나 있는걸 보면 어느 쪽이 안전하고, 제대로 된 문인지 알 수 없었다. 무언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문 앞을 서성이고 있자. 무언가 묘한 냄새가 났다. 집중해서 냄새를 맡아보자 빨간색 문과 노란색 문 쪽에서 이상한 탄 냄새 같은 것이 났다. 정확히는 고기 타는 냄새같은 것이 났으며, 그 냄새가 본능에 경종을 울렸다.
이건, 경고다.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쪽 길은 위험하다.
 
본능에 따라 나는 냄새가 가장 덜 나는 녹색 문을 택했다.



스토리 텔러: 김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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