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12. 12.

LABYRINTH - [최후 아닌 최후]



이곳에서 찾아볼만한 내용들은 다 찾아본 것 같았다. 이 수기의 주인은 결국 되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한 모양이지만, 지금 당장 행동 지침이 없기에 일단은 나도 그걸 찾아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렇게 납득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묘한 소리가 들렸다.
 
-실험체가 정보 오염이 되었기에 폐기 시퀀스를 진행합니다. 실험장을 리셋 합니다.
 
푸쉬시시시
 
알림음과 함께 공기가 새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이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내게 좋은 일은 아닐 거라 직감했다.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다.
 
어쩐지 점점 숨쉬기가 힘들어지지만 분명 이곳을 벗어나면 괜찮아 질 것이다. 일단 여기를 빠져 나가야.... 하는데.....
 

LABYRINTH - [누군가의 수기]



낯익은 필체로 쓰여있다.
 
이제, 되돌아가는 방법만 찾으면 된다. 왜 발견했을 때 곧바로 들어가지 않았었는지 계속 후회중이다.
그걸 발견한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흰 문과 검은 문의 틈 사이 그곳에 무엇인가 있었다. 무언가 함정이 아닐까 걱정해서 결국 들어가지 않았지만, 이 자료실에서 조사하고 나니 그런 장소는 없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실험실에 들어갔을 때 굉장한 이질감이 느껴졌었는데 아마도 그건 정규 실험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느꼈던 게 아니었을까?
여기처럼 폐기된 자료실도 있으니 되돌아가는 숨겨진 길이 있을 거라 생각하여, 지금까지 계속 조사해 보았지만 적어도 이 근방에는 없는 모양이다.


아마도, 실패할 것 같지만 그래도 나는 밖으로 나가보고 싶다. 정규 루트의 탈출로는 결국 폐기장으로 가는 모양이지만, 비정규 루트라면 분명....





스토리 텔러: 김진혁



LABYRINTH - [실험체에 대해서`]



실험을 위해서는 완전한 동일 조건이 필요하지만, 실험의 특성상 공간적 조건보다 피험자의 조건이 절대적으로 우선시된다. 허나, 동일 인물을 통계화가 가능 할 수준으로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함으로 인큐베이터를 사용하여 클론을 작성하고, 지식을 업로드 하는 형식으로 실험에 최적화 된 개체를 만들어낸다.
이론상 클론은 완전히 동일인물인 만큼, 이 실험의 의의와 부합되는 실험체 일 것이다.
 스토리 텔러: 김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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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H - [실험체에 대해서]

실험을 위해서는 완전한 동일 조건이 필요하지만, 실험의 특성상 공간적 조건보다 피험자의 조건이 절대적으로 우선시된다. 허나, 동일 인물을 통계화가 가능 할 수준으로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함으로 인큐베이터를 사용하여 클론을 작성하고, 지식을 업로드 하는 형식으로 실험에 최적화 된 개체를 만들어낸다.
이론상 클론은 완전히 동일인물인 만큼, 이 실험의 의의와 부합되는 실험체 일 것이다.
실험에 개요에 대해서는...
 


스토리 텔러: 김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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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H - [실험에 대해서`]



이번 실험의 개요는 동일 조건하에 얼마만큼의 변수가 확산되며 어느 범위까지 수렴되는 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수렴에 대해서는 Elisya Hipograty Irissellen 박사가 이미 확증에 성공했으며 이번 실험의 주요 목표는 변수의 확산이다.
실험장은 최대한 단순한 모습을 상정하며, 육안으로 흩어보아서는 찾기 어려운 요소들을 배치해둔다. 통계적으로 확인 할 수 있을 수준의 시험을 요구하며, 변수 생성에 성공한 실험체들은 일괄 파기한다.
 

LABYRINTH - [실험에 대해서]


이번 실험의 개요는 동일 조건하에 얼마만큼의 변수가 확산되며 어느 범위까지 수렴되는 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수렴에 대해서는 Elisya Hipograty Irissellen 박사가 이미 확증에 성공했으며 이번 실험의 주요 목표는 변수의 확산이다.
실험장은 최대한 단순한 모습을 상정하며, 육안으로 흩어보아서는 찾기 어려운 요소들을 배치해둔다. 통계적으로 확인 할 수 있을 수준의 시험을 요구하며, 변수 생성에 성공한 실험체들은 일괄 파기한다.
실험체의 상세와 조달에 대해서는....




스토리 텔러: 김진혁



LABYRINTH - [자료실]


어떻게든 걸을 수 있는 공간들을 따라서 계속 안으로, 안으로 걸어가자 드디어 희미하게나마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암흑속이라는 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했는지 처음 빛을 발견했을 때는 무심코 뛰쳐나갈뻔 했다. 끓어오르는 희열을 삭히며 이전과 다를바 없이 천천히 걸어나갔다. 어쩌면 뭔가 함정이 있을지도 모르고 설령 안전하다 하더라도 갑자기 환한 빛을 보면 눈이 다칠지도 몰랐다. 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빛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도착한 곳은 지금까지 있었던 실험실처럼 세련된 느낌이 조금도 없는 옛시절의 자료실 같은 곳이었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아 폐쇄된 장소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 걸까? 어쨌든 왜 여기있는지는 고사하고 내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런 자료실은 반가운 오산이었다. 실험을 한다면 최대한 사전 정보에 오염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니, 내가 여기에 온 것은 아마도 상정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나를 가둔 사람에게 한방 먹였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여러 자료들이 있었다. 어떤 것을 먼저 볼까?
 


스토리 텔러: 김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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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H - [어둠 속으로]



이미 후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는 가려져 있던 샛길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숨겨진 길은 그나마 있던 희미한 조명조차 없어서 그야말로 암흑 속이었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을 억누르며 손으로 벽을 더듬어가며 조금씩 나아가자 벽에 부딪혔다.
 
!”
 
얼얼해진 머리를 쓰다듬으며 앞을 가로막은 벽을 더듬었다. 감촉은 다른 것들과 다름없이 평범한 돌 벽 이었지만, 묘하게 홈이 파여있었다. 단순히 갈라지거나 우연히 생긴게 아니라 뭔가 규칙성을 가지고 파여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잠시동안 벽을 더듬어 보았다.
앞이 보이지 않아 확실하진 않지만 대략적으로 이러한 느낌의 그림

인 것 같았다. 잘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이곳의 도식도 일지도 몰랐다. 이 그림을 기억해 두자.
 


스토리 텔러: 김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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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H - [관찰력]

 


(되돌아갈 수 없다.)



그렇지만 흰색 문 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망설임 끝에 흰색 문을 열었다. 이질감이 옅어짐과 동시에 무언가 잘못 선택했다는 불안감이 몰려왔지만 그것을 억누르고서 앞으로 나아갔다. 설령, 잘못 선택했다고 한들, 이젠 되돌릴 수 없다. 내 선택을 믿고 나아가는 수밖에.
 
여전히 어두컴컴한 통로를 걷고 있을 때 문득, 위화감이 들었다. 정면으로 뻗어있는 길 말고 벽의 음영 속에 교묘하게 가려진 통로가 하나 더 있었다. 이전의 통로에도 있었는데 내가 못본 걸까. 아니면 이 통로에만 있는 숨겨진 길 인걸까?
 
이대로 계속 나아갈지, 아니면 다른 길로 빠질지 결정해야 될 것 같다.


(숨겨진 길로 간다.) 


스토리 텔러: 김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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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H - [이질감]



문 너머는 굉장히 어두운 복도뿐이었다. 옅은 빛만이 발을 헛딛지 않게 도와줄 뿐.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한동안 걷고 있자 저편에서 문이 보였다. 초록색 문이 맞았는지 이 길이 옳은 것인지, 이 문을 나가도 괜찮은 건지. 여전히 의문과 불안으로 가득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상황을 헤쳐나 갈 수 없기 때문에 문을 열어 젖혔다.
방금 전 내가 눈을 떴던 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공간이었다. 이곳 또한 굉장히 새하얗고 텅 비어있었으며, 문이 있었다. 단지, 방금 전 그 통로와 그 이전의 방과 달리 굉장히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마치 이곳만은 다른 세계인 양. 감시 받지 않고 실험장이 아닌 것 같은 분위기. 그렇다고 해서 평온하거나 일상적인 느낌이란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한없이 이질적인 느낌만 들었을 뿐.
 




이번에 있는 문은 두 개였다. 백색으로 반짝이는 문과 흑철색으로 광택을 머금은 문. 다만, 흑철색 문은 문외한인 내가 보더라도 완전히 망가져 있어서 들어갈 수 없어 보였다. 실질적으로 흰색 문 일택 이지만, 어쩐지 모르게 이 공간의 이질적인 느낌이 선택을 망설이게 했다.
 
스토리 텔러: 김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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